자녀가 전부 상속포기 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까?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

출처 : 셔터스톡

---

1. 공동상속인 중 일부의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문제

 

부모님의 빚은 자녀들에게 큰 골칫거리가 됩니다. 

 

부모 역시 본인이 사망하고 나 뒤에 자기 자녀가 자신이 진 빚으로 인해서 허덕이는 것을 바라지 않을 텐데요, 다행히 우리 민법에는 상속포기제도가 있어서, 상속개시 이후 상속인들이 피상속인의 채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령과 절차를 완벽히 모른 상태에서 어설프게 상속포기신청을 하게 되면 의도와는 달리 빚을 떠안아버리는 꼴이 생기기도 하기에, 상속포기시에는 상속전문변호사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최신 판례를 숙지하여 상속포기제도의 변화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최근 대법원이 상속포기와 관련하여 기존의 입장을 바꾸는 전원합의체 결정을 한 바 있어, 창원상속변호사와 함께 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

2.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까? (2023. 3. 23.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우리 민법 제1000조에는 상속순위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망인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면, 1순위는 직계비속, 2순위는 직계존속, 3순위는 형제자매, 4순위는 4촌 이내의 혈족이 상속인의 지위를 갖습니다. 이때, 망인에게 배우자가 있는 경우라면, 1순위 또는 2순위 상속인과 같은 상속순위를 가집니다.

따라서, 미혼의 20대의 남성이 사망하게 되면 배우자와 직계비속이 없기에 직계존속인 남성의 부모님이 첫 번째로 상속순위를 가지게 되고, 배우자와 자녀, 손주까지 둔 70대의 남성이 사망하게 되면 그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첫 번째로 상속순위를 갖는데, 이때 자녀와 손주 모두 망인의 직계비속이지만, 촌수로 가장 가까운 자녀들이 1순위 상속인이 됩니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유언으로 재산 전액을 기부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으로 상속의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조부모의 사망으로 그 자녀들과 손주들이 조부모의 재산을 물려받는 형태가 가장 대표적인 상속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례도 바로 이러한 형태의 상속이었는데요, 피상속인이 사망 후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아 망인의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하고 자녀들은 상속포기를 한 사례였습니다.

 

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적극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소극재산)를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의사표시로, 해당 사건에서 상속인들의 의도는 누가 보아도 할아버지가 진 빚을 할머니가 한정승인을 하여 채무를 감당하고, 자녀들은 상속포기를 하여 할아버지의 채무로부터 벗어나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제도는 1순위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해버리면, 그다음 순위의 상속인이 상속인의 지위를 갖게 되어 상속재산이나 빚이 넘어가 버리게 되는데, 이때 기존에 대법원은 자녀들이 상속인의 지위를 모두 포기해버리면 그 후순위 즉, 손주들에게 상속인의 지위가 넘어가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을 통해 바로 이 입장이 바뀌게 된 것인데요.

 

대법원은 "피상속인의 모든 자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는 공동상속인이 되지 않고, 배우자만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시하여, 기존의 입장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

3. 망인의 채무가 문제라면 처음부터 상속전문변호사의 조언 필요

지금까지 공동상속인 중 일부의 상속포기와 한정승인과 관련된 최신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을 살펴보았는데요, 누구나 위와 같은 일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결정이 선고된 이후 해당 내용은 매스컴에서도 많이 다루어졌습니다.

흔히, 상속분쟁이라 하면 상속인 간의 재산다툼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위 사례처럼 망인의 채무로 인한 상속문제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념할 점은 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상속포기절차가 그리 간단하지 않으며, 또 장례식장에서 망인의 계좌에서 돈을 빼서 사용하는 등의 행위는 자칫 단순승인으로 간주 되어 상속포기신청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에, 망인에게 채무가 많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상속개시 이후 알게 된 경우라면 그 즉시 상속전문변호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속포기절차를 진행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

◆ 더킴로펌 오시는 길(서울) ◆

◆ 더킴로펌 오시는 길(창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