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창원변호사 김형석 변호사

협의이혼숙려기간 중 불륜... 위자료청구가 가능할까? 본문

이혼소송/재산분할·위자료

협의이혼숙려기간 중 불륜... 위자료청구가 가능할까?

창원변호사 2022. 8. 17. 15:24



법원행정처에서 매년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5년 간의 이혼통계를 보았을 때 우리나라에서 이혼하는 부부 10쌍 중 9쌍은 협의이혼절차를 통하여 이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이란 부부가 서로 합의해서 이혼하는 것으로, 그 절차를 요약해 보자면 부부가 직접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 신청을 하여 이혼숙려기간을 거친 뒤 가정법원으로부터 이혼의사확인을 받아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 행정청에 이혼신고를 하여 법률상 부부관계를 마무리 짓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사실상 숙려기간만 지나가면 이혼이 가능하기에 이혼소송을 할 때보다 신속히 이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그런데, 이 숙려기간을 모두 거친 뒤 법원으로부터 이혼확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법률상 부부관계는 이후에도 유지됩니다.

 

따라서, 만약 협의이혼절차를 거친 뒤에 행정청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몇 년 뒤 다시 이혼을 하려는 경우라면 다시 협의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 절차를 새롭게 거쳐야 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협의이혼신고서를 가정법원에 제출한 순간 이미 부부관계는 끝이 났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이혼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만약 이혼숙려기간에 부부 중 일방이 다른 이성을 만난 경우 이를 부정한 행위를 보아 위자료청구의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요?


 

‘불륜’은 대표적인 불법행위로 배우자의 외도로 피해를 입은 부부 일방은 이혼소송뿐만 아니라 위자료청구가 가능합니다. 물론, 혼인 기간 도중에는 부부 모두에게 정조의무가 있고 바람을 핀 경우에는 이혼뿐만 아니라 위자료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혼하기로 서로 합의한 뒤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를 제출한 뒤로는 이미 이혼하기로 했으니깐 정조의무가 사라지고, 따라서 합의이혼절차 중 다른 이성과 만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고, 합의이혼숙려기간 중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과 부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부가 혼인 기간 동안 누적된 갈등으로 인해서 협의이혼신청을 하였는데, 부부 중 일방이 협의이혼 숙려기간 도중 다른 이성과 교제를 하여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로 인해 합의이혼이 결렬되어 이혼 및 위자료 청구를 제기한 사안에 대해서 법원은 숙려기간 중에 벌어진 부정행위가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보아 청구를 받아들인 사례가 있는데요,

따라서, 합의이혼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뒤 행정청에 이혼신고를 하여 법률상 부부관계가 모두 해소된 이후에 다른 이성을 만나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고, 만약 이혼숙려기간 중 부부 중 일방이 상간자와 바람을 핀 사실이 밝혀진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다른 일방은 부정행위를 이유로 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협의이혼절차를 엎고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재판상이혼절차로의 진행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혼 신고를 하기 전에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은 무조건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이는 사안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에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협의이혼 숙려기간 도중 부부 중 일방이 똑같이 바람을 피웠지만, 그 전에 이미 이들의 관계는 다른 일방의 불법행위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이 난 상태이므로, 한참 뒤인 합의이혼절차 중에 벌어진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청구를 기각한 판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건에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후에 그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부부 일방이 배우자에게 이혼의사를 표시한 경우라면, 이를 잠정적·임시적·조건적인 이혼의사라고만 할 수는 없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비록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지는 아니하나 장래에 향하여 배우자의 성적 성실의무 등을 면제 내지 소멸시키려는 의사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결국, 일반적으로 부부간 갈등과정에서 별거기간 또는 협의이혼 숙려기간은 혼인관계 유지 등에 관한 진지한 고민의 시간이자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의 시간이기도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협의이혼 숙려기간 중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 역시 혼인관계의 유지를 방해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훼손하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부정행위로 볼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이혼전문변호사에게 문의하여 보다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반응형
Comments